부산 반찬가게 신우김치|원산지 확인하고 찾은 30년 손맛 이야기
요즘 음식을 살 때 예전보다 원산지 표시를 한 번 더 확인하게 됩니다.
원산지를 사실과 다르게 표시했다가 적발되는 사례나 해외 먹거리 안전 문제가 뉴스에 등장할 때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내가 평소 먹는 음식에는 어떤 재료가 들어갈까?”
“김치와 된장, 고추장 같은 음식은 어디에서 만든 재료일까?”
최근에는 중국에서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한 배추 문제가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졌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정확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6년 8월 국내 유통 중인 중국산 배추·배추김치·절임배추 82건을 검사한 결과 포름알데히드는 모두 불검출됐습니다. 이어 식약처는 문제가 된 중국 지역의 배추가 국내로 수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문제 배추가 국내에 유통됐다”라고 쓰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먹거리의 원산지와 재료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하게 됩니다.
수입산이라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국산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사용했는지 정확하게 표시하고 소비자가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아닐까요?
오늘은 이런 관점에서 부산의 작은 동네 반찬가게 한 곳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부산진구에 있는 ‘신우김치’입니다.
화려한 프랜차이즈 대신 오래된 동네 반찬가게
신우김치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반찬 프랜차이즈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외관부터 상당히 소박합니다.
가게 앞에는 화분이 놓여 있고 유리창에는 젓갈·간장·된장·각종 김치라고 적혀 있습니다.
세련된 인테리어나 화려한 포장보다는 예전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작은 반찬가게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해남에서 태어나 강진을 거쳐 부산까지
가게 운영자의 고향은 전라남도 해남이라고 합니다.
20대와 30대는 전남 강진에서 보냈고, 이후 부산으로 와 생활한 지도 3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먹거리와 관련된 여러 장사를 해왔습니다.
과일도 팔고, 생선도 팔고, 반찬도 만들고, 배추를 직접 절여 김치를 판매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현재의 신우김치는 갑자기 시작된 가게라기보다 수십 년 동안 먹거리를 다뤄온 경험이 이어진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이 만들어 팔지 못하는 이유
가게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의 일을 혼자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장사를 하면서 무거운 물건을 들고 반복적으로 음식을 만들다 보니 몸도 많이 상했다고 합니다.
특히 양쪽 어깨가 좋지 않아 결국 양쪽 모두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예전처럼 많은 양을 만들어 판매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만들 수 있는 만큼만 만들고, 그만큼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대량생산하는 반찬가게와는 조금 다른 이유입니다.
사진 속 냉장 진열장에도 여러 종류의 반찬이 있지만 한 종류를 엄청난 양으로 쌓아놓고 판매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오가는 작은 사랑방
신우김치에는 또 다른 모습도 있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가게에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채소를 다듬는 일 등을 도와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함께 밥을 먹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반찬을 사고파는 가게라기보다 오래된 동네의 작은 사랑방 같은 공간이기도 합니다.
요즘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으로 만드느냐’
음식을 고를 때 맛과 가격도 중요하지만 제가 이번에 가장 관심 있게 본 것은 재료와 원산지였습니다.
가게 운영자의 설명에 따르면 사용하는 식재료 가운데 상당 부분은 국내산으로 마련한다고 합니다.
전라도에 있는 형제·친구·지인 등을 통해 쌀과 일부 농산물을 공급받기도 하고, 고추를 직접 말려 사용하며 부족한 재료는 고향 쪽에서 보내오는 것을 이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마련한 재료를 이용해 된장·고추장·간장 등을 직접 담가 반찬에도 사용하고 판매도 한다고 합니다.
멸치도 부산 기장 쪽에서 구해 직접 젓갈을 담근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정확하게 구분하겠습니다.
재료의 생산·유통 전 과정을 작성자가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며, 가게 운영자에게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직접 담근다는 된장·고추장·간장
가게 안쪽 선반을 보면 항아리 모양 용기에 담긴 장류와 여러 크기의 간장·액젓 병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요즘에는 집에서 장을 직접 담그는 가정이 많이 줄었습니다.
된장이나 고추장을 직접 담그려면 재료 준비부터 숙성까지 시간과 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신우김치에서는 운영자의 설명에 따르면 된장·고추장·간장을 직접 담가 사용하고 일부는 판매한다고 합니다.
화려한 포장보다는 예전 시장이나 동네 반찬가게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에 가깝습니다.
국산이면 무조건 좋고 수입산이면 나쁠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은 이번 글에서 꼭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수입산이라는 이유만으로 나쁜 식품이라고 할 수 없고, 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품질과 안전성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실제 사용하는 재료가 무엇인지, 원산지를 사실대로 표시하고 있는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산물과 가공품 등에 원산지 표시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음식점과 농산물·가공품의 원산지 표시방법을 별도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면 현장조사 등을 거쳐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형사입건 절차가 진행될 수 있으며, 미표시의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내가 먹는 음식에 무엇이 들어갔는지 제대로 알고 싶다.”
그것 아닐까요?
신우김치의 원산지 표시도 확인해봤습니다
가게에는 별도의 원산지 표시판이 있습니다.
촬영 당시 표시판에는 된장·고추장·간장·멸치액젓·추어탕·식혜 등이 **국산 100% 수제**로 표시돼 있었고, 고춧가루·배추·생강·고추·양파·마늘 등도 국산으로 표시돼 있었습니다.
반면 일부 품목은 러시아산 또는 중국산 등으로 따로 표시돼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무조건 국산이라고 홍보하는 것보다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원산지를 구분해서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원산지는 재료 수급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제 구매 시점에는 매장에 표시된 최신 원산지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우김치는 김치만 파는 곳일까?
김치만 판매하는 곳은 아닙니다.
냉장 진열장에는 김치 외에도 장아찌와 여러 종류의 밑반찬이 소량씩 진열돼 있습니다.
그리고 된장·고추장·간장과 액젓 등도 볼 수 있습니다.
혼자 운영하면서 직접 만드는 제품이 많다 보니 원하는 제품이 항상 준비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정 김치나 장류를 구입하려고 방문한다면 그날 제품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방문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골목 안 작은 가게가 가진 또 다른 매력
신우김치가 있는 곳은 대형 쇼핑몰이나 번화가가 아닙니다.
사진처럼 부산의 오래된 주택가와 상가가 섞여 있는 동네 골목입니다.
요즘 부산에는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골목 안으로 들어가 보면 아직도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장사하는 작은 가게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가게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궁금한 재료가 있으면 직접 물어볼 수 있고,
오늘 만든 반찬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고,
원산지 표시를 직접 볼 수 있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주문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믿고 먹는다’는 말의 의미
처음 이 글의 주제를 생각했을 때는
“요즘 믿고 먹을 음식이 없다.”
라는 다소 강한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고 가게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정확하게 원산지를 표시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수많은 가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모든 음식을 의심하기보다는 소비자인 우리가 조금 더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제품을 살 때 원산지를 한 번 보고,
재료가 궁금하면 물어보고,
가격만 비교하기보다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이런 작은 동네가게가 다시 눈에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30년의 시간이 담긴 작은 반찬가게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강진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고 부산으로 와 30년 넘게 먹거리 장사를 해온 운영자.
과일과 생선을 팔기도 하고 반찬과 김치를 만들어 판매하면서 긴 시간을 보냈습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지금은 많은 양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가끔 찾아와 일을 거들고 함께 밥도 먹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게도 우리 동네 먹거리 문화의 한 부분 아닐까요?
유명한 곳만 찾아다니기보다 우리 주변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작은 가게를 한 번쯤 살펴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방문 전 참고하세요
신우김치는 부산 부산진구 백양순환로 일대에 있습니다.
직접 만드는 제품의 특성상 당일 판매 품목과 재고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특정 김치나 된장·고추장 등을 구입하려고 방문한다면 영업 여부와 재고를 먼저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
가격과 원산지 역시 방문 당시 매장의 최신 표시를 기준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댓글
댓글 쓰기